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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미한 수면 무호흡 일수록 더 위험할 수 있는 이유

by ultraup 2025. 6. 18.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서 ‘경미한 수면 무호흡’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일단 안도합니다. “심각한 건 아니라 다행이다”라며 치료나 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바로 이 지점이 경미한 수면 무호흡의 가장 큰 위험입니다. 심각한 증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시되기 쉽고, 그래서 오히려 방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경미한 수면 무호흡은 자가각지수가 낮습니다. 본인은 피곤하거나 졸릴 뿐, 그 원인이 무호흡이라는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합니다. 코골이도 심하지 않고 숨 멈춤도 가족이 발견하기 어렵다면, 진단 없이 수십 년을 무시한 채 지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문제는 그 사이에 심혈관계나 대사 기능, 뇌 건강에 누적된 손상이 서서히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경미한 단계에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결국 중등도,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경미한 수면 무호흡 일수록 더 위험할 수 있는 이유

낮은 수치에도 영향을 받는 심장과 혈관

 

 수면 중 호흡이 잠깐씩 멈춘다고 해서 심장에 무슨 영향을 주겠느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수면 무호흡은 단순히 숨 쉬기 어려운증상이 아닙니다. 호흡이 멈추는 순간, 뇌와 몸은 산소 부족 상태에 빠지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상승합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심장과 혈관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죠.

 특히 경미한 수면 무호흡 환자에게서도 야간 고혈압이나 심박수 변동성 저하, 부정맥의 초기 신호 등이 관찰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무호흡지수 수치가 5~14 사이의 환자들도 심혈관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하며, 고혈압 유병률 역시 일반인보다 높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조용히 진행되기 때문에 더 무섭습니다. 수면 중 산소 포화도가 90%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가 자주 반복되면, 그 자체로 뇌와 심장의 건강에 부담이 됩니다. 특히 기존에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경미한 수면 무호흡조차 상태를 악화시키는 트리거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야간에 자율신경계가 쉬지 못하고 계속 각성 상태를 유지하면, 낮 시간 동안에도 심장이 회복할 시간을 갖지 못합니다. 이는 만성 피로뿐 아니라 장기적인 심장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죠. 따라서 수치가 낮다고 해서 안심하기보다, 나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고려한 진단과 관리가 필요합니다.

 

낮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기능 저하가 시작된다

 

 경미한 수면 무호흡의 또 다른 위험은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이기 때문에 더 쉽게 간과된다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는 낮에 피곤하긴 해도 일을 못 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그냥 넘기곤 합니다. 그러나 피로가 누적되면서 집중력 저하, 기억력 문제, 감정 기복 등이 점차 나타나게 됩니다. 이는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뇌 기능은 수면의 질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뇌는 수면 중에 정보 정리와 기억 강화, 감정 조절 기능을 수행하는데, 수면 무호흡으로 인해 자주 깨거나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면 이러한 기능들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 결과 짧은 수면이라도 깊게 자지 못한 느낌,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은 상태,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는 감정 기복 등을 경험하게 됩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경미한 수면 무호흡은 우울증, 불안장애, 경도인지장애 등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실제로 가벼운 무호흡 증상이 있는 사람들의 뇌 MRI를 보면 해마와 같은 기억 중추 영역의 위축이 관찰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특히 40대 이상에서 이러한 변화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낮에는 멀쩡히 생활하더라도, 뇌와 몸 안에서는 기능 저하가 서서히 진행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면의 질을 무시하지 말고, 피로감이나 집중력 저하가 반복된다면 경미한 수면 무호흡도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초기에 관리하면 삶이 달라진다

 

 다행히 경미한 수면 무호흡은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비교적 빠르게 호전될 수 있는 단계입니다. 이 시점에서 적절한 생활습관 개선이나 비약물적 치료를 시작한다면, 중증으로의 진행을 막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아직 괜찮다”고 방심하지 않는 것입니다.

 경미한 수면 무호흡의 치료는 대개 비침습적인 방법부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체중 감량, 수면 자세 교정, 음주 및 흡연 조절, 취침 전 과식 피하기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옆으로 누워 자는 것만으로도 기도가 덜 막혀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필요하다면 수면 클리닉에서 상담 후 구강내 장치를 착용하거나 간단한 수면 검사로 정확한 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집에서 할 수 있는 가정용 수면검사기도 있으니 병원 방문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도 충분히 접근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작은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오늘의 피로가 단순한 일이 아닐 수 있고, 경미한 무호흡이라도 그것이 몇 년, 몇 십 년 지속되면 큰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지금 관리하면 충분히 삶의 질을 지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잠은 회복의 시간입니다. 경미하더라도 무호흡이 회복을 방해하고 있다면, 지금이 바로 조치할 때입니다. 무시하지 말고, 오늘부터 수면을 내 몸의 신호로 바라보세요. 바뀌는 건 당신의 수면뿐만 아니라, 삶 전체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