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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무호흡 진단받기까지 병원 방문부터 검사 결과까지의 리얼 후기

by ultraup 2025. 6. 21.

 처음에는 단순히 피곤한 날이 많은 줄 알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하루 종일 머리가 무겁고 졸음이 쏟아지며 집중력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게 단순 피로나 생활 습관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배우자가 “자는 동안 숨이 멎는 것 같아 무서웠다”는 말을 한 이후부터는 걱정이 커졌습니다. 코를 심하게 골고, 자다가 헛기침하거나 깜짝 놀라 깨는 일도 잦았습니다. 무엇보다, 병원에 가도 별말 안 해주고 그냥 피곤하다는 얘기나 듣고 끝날까봐 망설였던 것 같습니다.

 

수면 무호흡 진단받기까지 병원 방문부터 검사 결과까지의 리얼 후기

처음 진료받은 날


 병원을 방문한 날, 진료 대기 중에는 약간의 긴장감도 있었습니다. “코골이 좀 심한 걸로 괜히 호들갑 떠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 검사까지 하게 되면 복잡하지 않을까 걱정도 됐죠. 하지만 진료실에서 전문의를 만난 순간부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의사는 매우 차분하게 질문을 이어갔고, 저의 증상과 생활 패턴, 가족력, 건강 이력 등을 꼼꼼히 물었습니다.

 “밤에 자주 깨시나요?”, “자는 중에 숨 막히는 느낌 드신 적 있나요?”, “아침에 머리가 아프거나 입이 마르는 편인가요?”, “운전 중 졸린 적 있으신가요?” 이런 질문들을 받으며, 내가 그간 겪었던 불편함이 단지 피로 때문이 아니라 수면의 질이 실제로 떨어졌기 때문일 수 있다는 사실이 실감났습니다. 특히 낮 동안 졸림이 심한 것이 무호흡증의 신호일 수 있다는 설명이 인상 깊었습니다.

 상담 후, 의사는 ‘수면무호흡 가능성이 있으며,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자’고 권유했습니다. 검사에 대해 설명을 들었는데, 전극을 부착하고 병원에서 하룻밤 자며 수면 중 뇌파, 호흡, 심장박동 등을 측정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정확한 진단이 없으면 치료도 어렵다는 말에 설득이 됐습니다.

 진료실을 나오면서 병원에서 제공한 수면일지 양식과 검사 전 주의사항 안내문을 받았습니다. 약 일주일 후 검사 일정이 잡혔고, 그 전까지 수면시간과 패턴을 기록해오라는 요청도 받았습니다. 막연히 무섭기만 했던 병원 방문이, 의외로 구체적인 정보와 상담을 통해 ‘내 상태를 바로잡아야겠다’는 마음으로 바뀐 날이었습니다.

 

수면다원검사 당일


 드디어 검사 당일, 저녁 9시에 병원 수면센터로 입실했습니다. 평소보다 조금 긴장한 상태로 병원에 도착했지만, 검사실 분위기는 꽤 아늑하고 편안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의료진은 간단한 문진 후 뇌파 측정용 센서, 눈 움직임 감지 센서, 코 밑 산소 센서, 가슴과 다리의 근전도 센서, 심전도 센서 등을 순서대로 부착해주었습니다. 센서가 많기는 했지만, 아프거나 불편한 느낌은 없었고 의료진이 “잠 못 자도 걱정하지 마세요, 뇌파 반응만 봐도 충분합니다”라고 해줘 안심이 됐습니다.

 병실은 1인실 형태로 되어 있었고, 커튼을 치고 나면 거의 일반 숙소처럼 조용했습니다. 하지만 센서와 줄이 연결되어 있다 보니 움직임이 조금 제한되는 느낌은 있었습니다. 평소처럼 잠드는 건 어려웠지만, 병원에서도 최대한 편하게 자도록 도와주기 위해 불빛이나 온도 등을 조절해주었습니다. 제가 잠이 들지 못하고 뒤척일 때도 의료진이 중간에 와서 다시 자세를 편하게 도와주기도 했고, 전체적으로 ‘감시당하는 느낌’보다는 ‘보호받고 있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밤새 뇌파, 호흡, 심박수, 코골이 소리까지 모두 기록되었고, 아침 6시쯤 검사가 종료되었습니다. 센서를 제거하고 간단히 씻은 후 귀가했으며, 검사 후 별다른 후유증은 없었습니다. 수면 중 영상을 찍은 화면도 따로 저장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검사 분석 후 진료를 다시 예약했습니다. 검사 자체는 조금 불편했지만, 생체신호를 수치로 직접 기록하는 검사라는 점에서 굉장히 신뢰감이 들었습니다.

 

검사 결과와 그 후


 검사 일주일 뒤, 진료실에서 결과지를 받아 들었습니다. 가장 먼저 확인한 건 무호흡-저호흡 지수였습니다. 제 수치는 18로, 중등도 수면무호흡증에 해당된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수면 중 무호흡과 저호흡이 시간당 평균 18번 발생했고, 그에 따라 산소포화도가 자주 90%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침 두통과 피로, 낮 동안 졸림이 단지 생활 습관 때문이 아니라, 실제 산소 부족과 수면 단절로 인한 결과였던 셈입니다.

 의사는 양압기치료를 권유했고, 처음엔 거부감도 있었지만 간단한 데모기기 체험 후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공기를 일정 압력으로 보내주는 기계였고, 마스크도 의외로 가볍고 조용했습니다. 무엇보다 직접 사용해보니 다음날 아침 훨씬 개운하게 일어났고, 두통이 사라졌습니다.

 그 후 약 한 달간 양압기를 사용하며 수면 앱으로 기록을 남겼고, 수면의 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하루에 5시간만 자도 피로가 덜했고, 집중력도 높아졌습니다. 직장 업무 능률도 좋아졌고, 우울했던 기분도 안정적으로 돌아오면서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개선됐습니다.

 무엇보다 검사와 진단을 통해 ‘내가 왜 이렇게 피곤했는지’ 정확히 알게 되면서 내 몸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었습니다. 이제는 양압기를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당연해졌고, 수면의 질을 체크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만약 과거처럼 그냥 피곤함을 무시하고 방치했다면, 더 심각한 건강 문제가 왔을지도 모릅니다. 병원 방문이 두려워 미루고 있다면, 진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습니다.